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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경제 & 진단] 누구를 위한 ‘농수산물 할인쿠폰’인가중소상인 위한 할인쿠폰, 대형마트·대기업 주머니만 채워줘
전통시장, 농어민, 중소상인을 위해 발행된 농수산물 할인쿠폰이 대기업의 배만 불려준 것으로 나타나 중소상인들이 불만을 제기하고 나섰다. 사진은 대구의 한 전통시장. 디지털경제 DB

“코로나로 어려움을 겪는 중소상인을 위해 발행된 농수산물 할인쿠폰이 대기업의 배만 불려줬다니 기가 막힐 뿐 입니다.”

홍문표 의원은 농식품부와 해양수산부로부터 제출받은 자료에 근거해 ‘지난해 3차 추경부터 올해까지 국내 농·수·축산물을 살 때 20~30%까지 할인해 주는 할인쿠폰 2천307억 예산 중 80%에 달하는 1천848억 원이 대기업의 마트와 온라인몰에서 쓰였다’고 발표했다.

반면 전통시장과 친환경매장 등 중소 상인을 위해 사용된 금액은 324억 원으로 14%에 그쳤다는 것.

더구나 일부 대형마트들이 (쿠폰)할인기간 중 농수산물 소비자 가격을 인상해 정부 보조금이 대기업 유통업체 금고로 흘러 들어가고 있는 것으로 나타났다.

홍 의원은 "코로나로 고통 받는 농어민, 자영업자 등을 위해 발행한 쿠폰이 오히려 전통시장의 경쟁력을 약화하는 원인이 되고 있다"면서 대책이 필요하다고 지적했다.

이에 대해 중소상인 등 지역의 유통 관계자들이 발끈하고 나섰다.

서남신시장의 김경락 상인회장은 “정부가 추경까지 세워가며 배정한 예산이 코로나로 고통 받는 농어민, 소비자, 자영업자에게 돌아가지 않고 대기업 주머니로 흘러 들어갔다”며 “전통시장 등 소상공인들이 운영하는 곳 위주로 할인쿠폰이 쓰여 질 수 있도록 대책을 마련해야 할 것”이라고 강조했다.

봉덕신시장의 함광식 상인회장도 “지역화폐처럼 사용처 제한을 통해 소상공인에게 혜택이 돌아갈 수 있도록 해야 한다”며 “전통시장을 활성화할 수 있는 방법도 함께 강구해야 할 것”이라고 말했다.

유통 현장에서도 비슷한 목소리가 나왔다. 최범진 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 대협력실장은 “정부는 할인쿠폰이 농식품 소비에 기여했는지 점검해야 한다”며 “농어민에게 보탬이 될 수 있도록 명확한 지표가 필요하다”고 말했다.

한편 소비쿠폰이 유통 현장에서 효과를 크게 기대하기 어렵다는 지적도 나왔다. 김소영 서울대 교수는 “소비쿠폰 지급이 생산자 관점에서는 큰 도움이 되지 않는다”면서 “차라리 한계기업이나 자영업자 구조조정에 대비해 재정을 집중하는 것이 낫다”고 말했다.

◆농수산물 할인쿠폰이란?=정부가 코로나19로 피해가 컸던 8대 분야(농수산물, 숙박, 관광, 공연, 영화, 전시, 체육, 외식)의 경제를 살리기 위해 작년 8월 지급한 쿠폰을 말한다.   ‘8대 소비쿠폰’은 약 1800만명을 대상으로 한 할인쿠폰으로 1조원 수준이다. ‘농수산물 소비쿠폰’은 농산물 구매 금액의 20%를 할인해주는 쿠폰이다.

한상갑 기자  arira6@naver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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